작은 연못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며칠 전 애들을 가르치느라 읽은 영어 교과서 내용 중에 금붕어에 대한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어떤 사람(A)이 오랫동안 외국으로 나가게 되어 키우던 금붕어 한 마리를 친구(B)에게 맡겼는데, 마침 그 친구도 금붕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금붕어 두 마리가 사이좋게 잘 지냈단다. 몇 달이 지나 친구 A가 돌아와 자신의 금붕어를 다시 가져가자 그날 밤 B의 집 금붕어는 머리를 어항에 부딪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하더니 다음 날 아침 죽어서 물에 떠오르고 말았다. 그리고 그 날 늦게 친구 A로 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A의 집 금붕어도 죽고 말았단다.
그러한 교과서 내용을 인상 깊게 읽었던 이유는 우리 집에도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났었기 때문인데, 몇 달 전부터 처남이 맡겨놓은 어항에 거북이 한 마리와 새끼손가락만한 고기 두 마리, 그리고 피라미만한 크기의 물고기 여러 마리가 살고 있었다. 덩치 큰 거북이는 자기 혼자서 놀고, 새끼손가락 크기의 물고기 두 마리는 자기들끼리, 그리고 피라미 크기의 물고기들도 자기들끼리 각각 어울려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동안을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던 새끼손가락 크기의 물고기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사라져 버렸는데, 거북이에게 잡혀 먹힌 것 같지는 않았고 물을 교환하는 호스 필터 같은 것에 잘못 걸려 실종된 것으로 우리는 추측했다. 그런데 불과 며칠 후 남아 있던 한 마리 물고기도 죽어서 물에 떠있는 것을 발견했다.
누가 감히 물고기를 기억력 나쁜 미물이라고 무시할 수 있으리. 그들도 이토록 애달픈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삼가 물고기들의 명복을 비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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