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 송귀섭의 붕어낚시
天高魚肥의 계절 대어낚시 가을철 월척붕어 타율을 높이려면 송귀섭 (FTV제작위원, 천류 프로스테프, 이노피싱 어드바이저, ‘붕어낚시 첫걸음’저자 옛 선비는 가을철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하였는데, 우리 낚시인들은 이 가을철을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이라고 하지요. 맞습니다. 여름철 고수온에 입맛을 잃고 활동성이 떨어졌던 붕어들이 서늘해진 가을로 접어들면서 부터는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수중 먹이사슬이 풍부해지고 열매, 씨앗 등 흘러드는 유기물 또한 많아지는 계절이어서 물고기들이 살찌는 계절이 됩니다. 곧 저수온이 되는 혹독한 겨울을 앞에 두고 있는 물고기 입장에서는 최대한 먹이를 취하여 미리 대비해야 하는 계절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하여도 월척붕어를 쉽게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대어낚시를 구사하면서 출조횟수 대비 월척 타율이 3할이면 아주 우수한 타율이라고 하지요? (야구에서도 3할 타자면 우수한 타자라고 함.) 그렇다면 이 가을철에 3할의 월척타율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가을철 월척붕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낚시를 구사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 그 부분을 들추어서 가을철 월척붕어 타율을 3할 까지 높일 수 있는 요령을 알아보겠습니다. 내륙이라면 준계곡형 소류지를 찾고, 넓은 벌판이라면 각지형 저수지를 찾아라. 가을철은 대부분 수계의 큰 붕어들이 연안으로 접근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계절인데,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장소는 준계곡형의 소류지와 각지형 저수지입니다. 흐르는 강물이나 냉수가 흘러들고 그늘이 지는 산간 계곡지 등은 일찍이 저수온의 영향을 받게 되고, 가을이 깊어 갈수록 그 영향을 크게 받게 됩니다. 그러나 내륙의 준계곡형 저수지는 하류의 깊은 수심대와 상류의 낮은 수심대가 고루 갖추어져 있어서 상류지역은 낮 시간의 일조량에 의한 빠른 수온상승이 되고, 이러한 상류지역의 빠른 수온 상승은 주간에는 하류 혹은 중심부와의 대류현상이 생기면서 깊은 물과 상류 낮은 물의 교차대류가 일어나고, 야간에는 반대로 상류와 연안의 낮은 수심대의 수온이 깊은 수심대보다 빠르게 하강하면서 주간에 유지된 깊은 수온대의 물이 상류와 연안으로 밀고 올라오는 대류현상이 생겨서 붕어들이 이러한 따뜻한 대류대를 따라서 연안으로 접근하여 먹이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준계곡형 소류지에서는 가을철 서리가 내리는 기간에도 월척급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지요. 또한 넓은 벌판의 각지형 저수지는 전면이 낮은 수심대로 평평하므로 전체적으로 일조량에 의한 수온 상승이 용이하고, 대부분 하절기 동안 수면을 덮고 있던 수초(말풀류, 마름 등)가 삭아서 연안으로 떠밀려 있어서 연안에 풍부한 먹이사슬이 형성되므로 대형급 붕어들이 연안으로 나와서 먹이활동을 합니다. 따라서 가을철 월척붕어 타율을 높이기 위한 장소를 선정할 때는 준계곡형 소류지와 각지형 저수지가 우선시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곳을 염두에 두고 출조계획을 세우세요. 마름이 떠 밀려와서 침전되고 있는 곳, 적당한 독립수초가 발달한 곳을 포인트로 하라. 자, 위에 설명한 장소를 골라서 찾았다면, 타율을 높이기 위한 포인트는 어떤 곳일까요? 당연히 큰 붕어가 상주하는 붕어아지트나 혹은 수시로 접근하여 먹이를 찾는 장소라야 유리하겠지요? 그렇다면 연안으로 떠 밀려와서 아직도 삭아 내리고 있는 수초 지대나 한 곳에 특징적으로 독립수초가 형성된 곳을 찾으세요. 특히 삭고 남은 마름이 떠 밀려와서 일정공간의 수면을 아직 덮고 있는 곳이라면 그곳은 무조건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물이 안보일 정도로 수면을 덮고 있어서 어렵다고요? 아니면 썩은 수초의 가스가 발생할까봐서 걱정이라고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마름은 이미 뿌리와 줄기가 삭았고, 남은 잎만 바람에 쏠려 와서 수면을 덮고 있으므로 그 아래의 물은 대류에 의한 환류를 하고 있어 일정 구간에 가스현상이 발생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고부력의 찌 채비로 눈 딱 감고 던져서 떨어뜨리면 몇 번시도만에 찌가 자리를 잡고 서줍니다. 그런 용기가 있어야 월척타율을 높이지요. 그래도 어렵다면 약간의 확률은 떨어지겠지만 작은 공간을 찾아서 찌를 세우면 됩니다. 아무튼 삭고 남은 마름 등의 수초가 연안으로 밀려와서 침전되고 있는 포인트는 가을철 최고의 포인트입니다. 수중카메라로 촬영하여 관찰을 해 보면 모든 수중 생물이 이곳으로 집중되어 있어 붕어의 입장에서는 먹잇감이 아주 풍부한 곳이지요.(실제 낚시터에서 보면 육안으로도 붕어치어를 비롯하여 많은 물고기들이 떠밀려온 마름 속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용감하게 공략하세요. 그리고 어렵게 찌를 세웠다면 입질을 할 때 까지 그대로 두고 끈질기게 기다리세요. 또한 사계절 유망하지만 특히 가을철 포인트로써 위력을 발휘하는 곳이 독립수초대입니다. 특히 준계곡형 저수지에서 상류 연안에 한 부분만을 차지하고 무더기를 이루어 발달한 부들, 갈대, 뗏장수초 등은 큰 붕어가 좋아하는 붕어궁전입니다. 더구나 이러한 독립수초에는 새우나 참붕어를 비롯한 사냥감과 물벼룩을 비롯한 수생곤충들이 집결되어 있는 포인트이며, 일교차가 심한 가을밤의 수온변화도 맹물에 비해서는 급격히 일어나지 않는 포인트가 됩니다. 즉 먹을 것이 풍부하고 포근한 아지트가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곳에 큰 붕어가 있게 되는 것이고 우리는 그 곳에 맛있는 먹을거리를 미끼로 달아서 붕어를 유혹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월척 타율을 높이지요. 반면에 평지형이면서 저수지 전역에 고루 잘 발달한 수초가 있는 곳은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멋진 포인트로 보이나 큰 붕어의 분산이 심한 포인트가 되지요. 즉 그만큼 내가 만나고자 하는 월척 붕어가 온 사방에 분산되어 있어 만날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무식하다 소리를 들어도 채비를 튼튼히 하라. 그리고 고부력의 찌를 사용하라. 사람들은 말합니다. ‘나는 1호 원줄로 4짜도 낚았다.’ ‘3호 이상 원줄 사용은 낚시 맛도 없고 무식한 것이다.’라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무식하다고 흉보는 그 사람을 밀생한 수초 속에 대려다 놓고 1호 원줄로 월척붕어를 걸어서 제압, 유도 하라고 하면 아마 도망갈 것입니다. 낚시의 취향이 다르고 그에 따라서 구사하는 방법과 채비가 다른 것이지요. 이 글은 우리가 이 가을에 월척타율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를 논하는 장입니다. 그래서 제가 ‘무식하다 소리를 들어도 채비를 튼튼히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채비가 튼튼해야 앞에서 말한 수초공략을 과감하게 할 수가 있거든요. 이것은 대어낚시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원줄은 최소한 3호 이상은 되어야겠지요.(사실 5호 정도가 적합) 그리고 찌는 아주 튼튼한 소재의 고부력 찌로써 짧은 것이 좋습니다. 몇 대 정도는 관통찌를 채비하는 것도 필요하고요. 고부력 찌라서 붕어가 못 들어 올려서 찌 맛이 없다? 그것은 떡밥콩알낚시에서나 하는 말이고, 어차피 월척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대어낚시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르고 하는 소립니다. 예를 들면 제가 십 수 년 전에 찌톱까지 관통하는 관통찌를 연구 개발하여 처음으로 세상에 내어 놓았을 때 제 주변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찌라고 흉봤었습니다. 붕어가 못 들어 올린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오늘 날 대어낚시를 구사하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통찌 채비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고, 그 둔하고 막대기 같은 고부력의 관통찌도 월척급 붕어는 문제없이 몸통까지 올려줍니다.(사실 찌의 상승운동은 찌 자체의 부상력과 붕어의 합작이므로 문제가 안 됨) 자. 이제 이해가 되었다면 과감한 포인트 공략과 월척급 붕어를 제압, 유도하기 위한 채비는 ‘무식하게 튼튼하고, 무식하게 고부력인 채비’를 해도 되겠지요? 모처럼 입질을 보고 챔질하여 걸어놓은 붕어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이 강제 제압이 가능한 강한채비는 수초를 공략하는 대어낚시에서는 필수입니다. 미끼는 큰 것을 골라서 원형대로 사용하라. 미끼를 미리 손상시키는 것은 월척을 포기하는 낚시다. 대어낚시를 입문해서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이 입질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건드리는 입질만을 할 때 참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주 채비를 들어내어 미끼가 붙어있는가를 확인하고는 다시 던져 넣곤 하지요.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월척 붕어더러 ‘접근하지 말고 떠나시게.’하는 행동입니다. 큰 붕어가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미끼를 취할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 버린 셈이니까요. 물론 그 미끼가 물에 떨어지는 파장소리에 반응하여 붕어가 접근하는 경향도 있겠지만, 그것은 집어를 통해서 중치급 이하 붕어를 마리수로 낚는 낚시기법에 해당하는 경우겠지요. 월척붕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지혜롭다고 봐야 합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빠른 입질을 유도한답시고 미끼를 의도적으로 훼손하여 넣기도 하지요. 과연 그것은 월척 타율을 높이는데 이치에 맞는 행동일까요? 아니지요. 그것은 잡어나 잔챙이들에게 와서 마음껏 깔짝대라고 미끼를 다듬어서 내어주는 꼴입니다. 잡어나 잔챙이 붕어들은 미끼가 크고 생생하면 접근을 포기합니다. 그래서 큰 붕어가 접근하여 먹이로 취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큰 미끼라도 상처가 있으면 잔챙이들도 그 상처부위를 중심으로 덤벼들어 적극적인 공격행동을 합니다.(새우가 새우에게도 떼거리로 덤빔) 간혹 찌가 꿈적거리는 것을 보면서 큰 붕어가 예민하여 한 입에 먹지 못하고 깔짝댄다고 생각하여 새우머리를 까거나 참붕어 머리를 눌러서 손상시켜 넣는 경우가 있는데, 글쎄요. 그 입질현상은 큰 붕어가 아니고 한 입에 흡입을 못할 만한 작은 것들이겠지요. 사실 그렇게 해서 낚아 올려놓고 보면 잡어이거나 붕어라면 월척이 못되는 중치급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아주 무겁고 느릿하게 살짝살짝 찌 끝이 움직이는 현상은 큰 붕어의 동작임) 월척급 이상의 큰 붕어는 먹이를 소극적으로 주워 먹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공격행동에 의한 사냥행위를 해서 잡아먹는 것이라서 일단 목표(미끼)를 보고 취하고자 한다면 과감하게 한입에 흡입을 합니다. 다만 그 후의 동작이 크냐 작으냐에 따라서 찌에 나타나는 본신 현상이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따라서 기왕 수초 속에 찌를 새우고 기다리는 대어낚시를 하려 한다면 미끼는 큰 것을 고르되 손상시키지 말고 원형대로 사용해야 월척붕어를 만날 타율을 그만큼 높이는 것입니다. 하루 밤을 지새우면서 단 한 번의 미동도 없는 찌를 느긋이 바라보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은근과 끈기가 있어야 하는데, 자꾸 채비를 들어 미끼를 확인하고, 작은 것으로 바꾸거나 훼손시킨다면 이미 대어낚시 꾼이 아니지요. 낚싯대 열대를 펼쳐놓고 사흘 밤을 지새우면서도 입질 한 번 못 받는 것이 대어낚신데...... 인터넷 정보 등의 소문에 너무 민감하지 말라. 오히려 생자리를 파는 것이 타율을 높인다. 요즈음은 정보의 홍수시대입니다. 어느 분야이든 인터넷 검색을 하면 실시간으로 정보가 헤엄쳐 다니지요. 낚시분야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마리 수 낚시를 구사한다면 최근 정보는 아주 유용합니다. 그러나 월척급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대어낚시를 구사하고자 한다면 정보는 참고사항일 뿐 필수고려사항은 아니지요. 심지어는 스스로가 작성한 낚시일지의 지난 해 같은 기간 월척조황도 전혀 달라지는 것이 붕어의 생태계인 것입니다. 더 심한 경우는 어제 밤에 4짜를 포함하여 월척을 10여수나 낚은 조우의 연락을 받고 즉각 현장으로 출동하여 낚싯대와 받침대 그리고 미끼 까지를 그대로 인계받아 낚시를 하는데도 입질 한 번 없이 밤을 보내는 것이 대어낚시분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타율을 높일 수가 있을까요? 무조건 앞에서 설명한 것과 유사한 장소와 포인트를 찾아가서 생자리 수초 밭으로 가세요. 가급적이면 사람 접근 흔적이 없을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수초는 건드리지 말고 낚시채비의 변화로 극복하려고 하세요.(직공채비 등) 만약 불가피하다면 오후 이른 시간에 수초 작업을 하되 최소한으로만 하세요. 혹 현재 호조황이 진행 중인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면 참고하여 찾아가되 꼭 자리를 선정할 때는 지금까지 잘 나왔다는 기존의 닦여진 포인트 보다는 새로운 생자리를 찾아 스스로 노력하여 대편성을 하는 것이 타율을 높이는 비결입니다. 믿고 기다려라. 그리고 실망하지 말고 재도전하라.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대어낚시의 첫 번째 덕목은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만날 때 까지 인내하고 기다려야만 요망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목적이 없는 기다림’은 그 무작정 기다림이라는 용어자체가 멋있게 생각될지는 몰라도 의미도 없을 뿐만 아니라 철학도 없고, ‘기다림과 만남’이라는 필요조건의 어법상으로도 성립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기다리다 오늘 못 만났다면 포기하지 말고 ‘만남의 목적’(=월척)을 달성하기 위해서 몇 번이고 재도전을 해서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다. ‘만남이라는 믿음’이 없으면 기다림이 어렵지요. 그것은 오래 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샤뮈엘 베게트의 희곡작품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대화, 그리고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주변 등장 인물들이 기다림의 동기를 부여해 주는 역할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 작품에서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고도’는 무엇을 말함인지가 불분명하지만(끝까지), 우리가 찌를 바라보며 기다리는 ‘고도’는 바로 큰 붕어겠지요. 그것이 바로 기다림의 끝이고 또 다른 기다림의 시작이 될 ‘기다림의 목적’ 즉 ‘월척’이라는 말입니다. ‘온다. 참고 기다리고 있으면 틀림없이 한 번은 온다.’하는 믿음. 이것이 우리가 대어낚시를 하면서 찌를 세워놓고 기다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최고의 정신덕목입니다.
자, 이제 모든 것을 쉽게 요약합니다.
가을철 월척을 만날 타율을 높이려면 한 쪽에 밀려있거나 발달한 독립수초대를 찾아가서, 큰 미끼를 달아, 눈 딱 감고 수초 속에 찌를 세운 후, 그냥 입질을 할 때 까지 마냥 기다리세요. 그 용기와 투지 그리고 끈기가 있으면 세 번에 한 번은 월척을 만나 기다림의 목적을 달성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타율 3할은 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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