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을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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