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뜰 안에 오동잎 지고 서리 내린 들녁엔 들국화 노랗게 피었네요 높은 누각은 하늘과 한 뼘인데 취한 당신은 무한정 술만 마시네 흐르는 저 물은 거문고와 짝을 이루고 매화 향기는 피리와 어우러지는데 내일 아침 우리 서로 이별한 후에는 그대 그리는 정이 푸른 물결처럼 끝이 없을 겁니다 (한달간 동거했던 연인 소세양과 이별하며)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니 주야에 흐르는 것이 옛 물이 따로 있을건가 사람도 물과 같아 가고 아니 오는 것을 곤륜산의 귀한 옥을 누가 캐어 직녀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가신 님 그리움에 이 마음 가눌 길 없어 허공에 던진다 (스승으로 따르던 서경덕이 죽은 뒤 허전함으로)
나는 평생 사람들과 놀기를 좋아했는데 죽거든 고즈녁한 산 중에 묻지 말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묻어 주세요 평생 음악을 좋아 했으니 죽거든 울지 말고 음악이나 틀어 주세요 (황진이다운 유언...)
에필로그~~천하에 황진이도 말년에는 모든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문전걸식하며 전국을 유람하다 쓸쓸히 초야에 묻혔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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