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되게 하소서
이른 새벽 동 트기 전
제일 먼저 주님을 맞이하는 겸손한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 시켜서도 아니고
자신을 낮추어 함께 나눔의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어둠의 장막이 아직 걷히지 않은 시간
서서히 빛이 성령으로 가득 넘치고
고요한 정막의 천상음악이 환희의 빛이 되어
온 누리는 주님의 은총으로 가득합니다.
내 발 소리마저 숨죽이게 하고
아름다운 침묵이 행여 다칠 세라
제 갈 곳을 찿아 가는 이 아침
주님 앞에 선 나는
작은 아이가 되고
철없이 떼 쓰던 더 작은 아이였습니다.
어제까지도 그 어제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나만을 위해 나 자신만 위해 살아 왔으니
멀리서 가까이서 보신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요?
내 뜻대로 살아 왔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주님의 뜻인 양 말하고 생각하고
겉으로 포장하였으니
주님 앞에 서는 날에는 내 무엇으로 얼굴 들 수 있으리
고요한 침묵은
나를 송두리째 드러내는 침묵이기를
내 죄를 조금이나마 씻어내는 침묵이기를...
이제는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모르거늘...
긴 여명의 터널을 지나
나로 인해 아파하는 이름 모를 천사들이
대신 벌을 받고 애원하는 진실한 사랑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못 본체 행치 아니하고
입으로만 하는 사랑
이제는 고요히 주님 앞에 나와
고개 떨구며 울부짖는 통곡의 순간을 맞이합니다.
교만과 위선이
사치스런 상품이 내 눈을 멀게 할 때
주님께선 아파하시며 신음하셨고
성모님 피눈물 흘리시며 우리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가시관을 쓰시고
이 죄인이 지고 가야 할
그 무거운 십자가를 대신 지고가시다
넘어지시는 고통을 대신하신 주님
조롱과 야유와 핍박 속에서도
저들을 용서해 주시길 기도하며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선혈은 핏빛이 되어 흘려내려도
주님께서는 아버지의 뜻에 따르셨습니다.
아! 지나가는 구름도 바람도
어찌할 바 몰라 몸서리치며 아파하는데
이 침묵 속에 어둠을 헤치고
눈 감으며 다가오는 아름다운
이름 모를 영혼
그들이 있기에 오늘 또 하루는 즐겁고 행복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기도하게 해 주셔서
묵상의 시간을 갖게 해 주셔서
눈을 뜨게 해 주셔서
이제는 돌아와 작은 겸손한 사람 되고 싶습니다.
빛이 되고 싶습니다.
2012년 7월10일
수원시 권선동 강숙란(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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