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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이해인·시

촛불켜는 아침 / 이해인

by "조우" 2015. 7. 5.




 
        ♥ 촛불켜는 아침 / 이해인 밭은 기침 콜록이며 겨울을 앓고 있는 너를 위해 하얀 팔목의 나무처럼 나도 일어섰다 대신 울어 줄 수 없는 이웃의 낯선 슬픔까지도 일제히 불러모아 나를 흔들어 깨우던 저 바람소리 새로이 태어나는 아침마다 나는 왜 이리 목이 아픈가 살아갈수록 나의 기도는 왜이리 무력한가 사랑할 시간마저 내 탓으로 잃어버린 어제의 어둠을 울며 하늘 위에 촛불켜는 아침 너를 위한 나의매일은 근심중에서도 신년 축제의 노래와 같기를 ㅡ 그래서 나는 눈부신 언어를 날개에 단 아침 새가 되고 싶었다 ◐ 이해인 시집 『 시간의 얼굴 』중에서


         

        Bernward Koch - The Silver V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