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녀의 이야기
수녀님의 헤어스타일은 어떤 모습일까?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으니...
긴 머리 수녀님인지 짧은 머리 수녀님인지 알 수가 없다.
수녀님은 올 봄 유행헤어스타일 같은건 신경쓰지도 않겠지.....
머리감고 말리고 가끔은 머리를 자르는...
그 정도는 하겠지....
수녀님들은 그저 두건을 쓰면 끝인데..........
속세의 여자들은 사시사철 헤어스타일에 신경쓰는 시간 은근히 많다.
벨기에 태생가브리엘 수녀님의 이야기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결혼으로 이어질 수 없었다.
사람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비관한 그녀는
하느님과의 영원한 사랑을 택한다.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수녀가 되기로 서원한다.
수녀가 되는 과정의 하나는 우선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것이다.
긴 머리가 단발 머리가 된다.
하지만 그 짧은 머리 조차 사라진다.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도록 하얀두건으로 감춘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
그후 예식을 치른다.
온몸을 땅에다 완전히 밀착시켜 엎드려 맹세를 한다.
하느님께 자신의 전부를 드리겠다는 몸짓처럼 보인다.
하느님의 신부이기도 하고
하느님께 바친 산제물이 되는것 같기도 하다.
세상을 떠난 그녀는 수녀원에서 지내게 된다.
수녀원에서 시키는 일을 해야한다.
바닥을 닦기도 하고 아픈 사람을 간호하기도 하고
정신 병원에 갖힌 사람들을 감시하기도 한다.
수녀가 되기전 전공하던 의학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그녀는
아프리카의 콩고로 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콩고 병원의 간호수녀가 되어 봉사를 시작한다.
하느님께나 사람에게나 늘 최선을 다하는 그녀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병원 일을 하다 병을 얻게 되어
다시 본국으로 돌아 간다.
그 와중에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수녀원은 병원이 되어
적군인 독일군을 치료해야 한다.
어느날 간호원이 그녀에게 쪽지를 건넨다.
위험을 무릅쓰고 건넨 편지에는
유명한 의사였던 그녀의 아버지가 독일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며
그녀에게 독일군을 대항하는 단체에 동참을 권유하는 내용이었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그녀는 아버지를 소리쳐 부른다.
그 아버지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죽임 당한 그녀의 아버지인지......
자신의 전부를 바친 하느님 아버지인지.....
결국 그녀는 수녀원을 떠나기도 결정한다.
수녀원에 갖혀 수녀로 따르는 하느님 아버지와
수녀원을 떠나 평범한 인간으로 따르는 하느님 아버지는 같은 분이다.
어떤 편이 하느님을 더 잘 믿고 따를 수 있는지는
하느님만 아시겠지.....
파계를 원한다는 서류에 사인을 하며 벽에 붙어 있는 십자가를 바라보는 그녀....
이제 더 이상 수녀가 아니다.
아무도 없는 방으로 들어가면
떠날때 입고 가야할 옷과 양말이 테이블위에 가지런히 펼쳐져 있다.
그녀는 실핀으로 고정한 두건을 벗는다.
검은 두건을 벗고 나면 하얀 두건이 나온다.
그 두건을 벗으면 단발머리........
옷을 갈아 입는 장면은 보여주지 않는다.
두건을 옷걸이에 걸고 반지를 빼어 놓는다.
그 방에도 십자가가 있었다.
자신의 소지품이 들어있는 가방들고 나가면 된다.
수녀복을 입고 들어왔던 곳과 반대편 문을 열면
세상으로 향한 길이 나온다.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골목길이다.
단발머리의 그녀는 그 길을 걸어간다.
그녀가 열쇠로 열었던 문은 그대로 열어 두었다.
왜 문을 닫지 않고 나간것일까....
열린 문으로 그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점 점 작아진다.
다시 뒤돌아 서서 그 문으로 들어 올 것만 같은데.......
그녀는 돌아오지 않고 계속 걸어간다.
좁은 길의 끝에서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오른쪽 골목길로 사라진다.
종소리가 울린다.
수녀이든 수녀가 아니든
그녀가 가는 길에 하느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한다는 신호처럼 들린다.
어느 수녀 이야기.
파계는 1959년 오드리 헵번의 젊은 시절 영화다.
우연히 티 브이 채널을 돌리다 그녀의 머리를 자르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수녀가 되려는 순간....
영어 듣기가 되지 않아 그림만 본 거나 다름 없다.
그래도 좋았다.
오드리 헵번의 영화니까....
결혼하지 않은 사도 바울이 결혼 하는 것 보다
결혼하지 않는 것이 더 잘하는 것이라고 한 성경말씀이 생각났다.
처녀에 대하여는 내가 주께 받은 계명이 없으되
주의 자비하심을 받아서 충성스러운 자가 된 내가 의견을 말하노니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으로 말미암아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그러나 장가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요
처녀가 시집 가도 죄 짓는 것이 아니로되
이런 이들은 육신에 고난이 있으리니 나는 너희를 아끼노라
너희가 염려 없기를 원하노라
장가 가지 않은 자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주를 기쁘시게 할까 하되
장가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아내를 기쁘게 할까 하여 마음이 갈라지며
시집 가지 않은 자와 처녀는 주의 일을 염려하여 몸과 영을 다 거룩하게 하려 하되
시집 간 자는 세상 일을 염려하여 어찌하여야 남편을 기쁘게 할까 하느니라
내가 이것을 말함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당하게 하여 흐트러짐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만일 누가 자기의 약혼녀에 대한 행동이 합당하지 못한 줄로 생각할 때에
그 약혼녀의 혼기도 지나고 그같이 할 필요가 있거든 원하는 대로 하라
그것은 죄 짓는 것이 아니니 그들로 결혼하게 하라
그러나 그가 마음을 정하고 또 부득이한 일도 없고 자기 뜻대로 할 권리가 있어서
그 약혼녀를 그대로 두기로 하여도 잘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결혼하는 자도 잘하거니와 결혼하지 아니하는 자는 더 잘하는 것이니라
내가 다닌 중학교는 담이 수녀원과 붙어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보면 수녀원의 뒷 모습이 보였다.
그때 수녀님에 대한 환상을 깰 수 있었다.
수녀님들의 생활을 볼 수 있었으니까...
천사같은 그분들은 밭 일을 하고 빨래를 하고
온갖 허드레 일을 하는 우리들과 다름없는 생활인 이었다.
수녀님이 되어 하느님을 섬기는 것도 힘든 삶이지만
세상 속에서 하느님을 믿고 말씀대로 따르는 삶도 만만치 않다.
저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하느님을 따라야 하니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1929 .5.4 ~ 1993 .1.20)
[오드리 헵번은 브뤼셀에서 영국의 은행가 조지프 앤서니 러스턴 (Joseph Anthony Ruston)과
네덜란드의 귀족인 엘라 판 헤임스트라 (Ella van Heemstra) 남작 부인의 딸로,
오드리 캐슬린 러스턴(Audrey Kathleen Ruston) 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성에 헵번을 붙이고 나서 오드리 헵번러스턴(Audrey Hepburn-Ruston)
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오드리 헵번은 두 명의 배다른 형제가 있었다.
또한 에드워드 3세의 후손이기도 하다.
캐서린 헵번, 험프리 보가트, 모나코의 레니에 3세와도 아주 먼 친척 관계가 있다.
1935년에 헵번의 부모는 이혼하였고, 나치의 추종자였던 헵번의 아버지는 가족을 떠났다.
오드리 헵번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식량난에 시달렸는데,
이러한 유년시절의 어려움은 그녀가 말년에 암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보살피는 사회봉사를 실천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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