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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시

비 / 손 월빈

by "조우" 2013. 3. 9.


        비 / 손 월빈
      
       당신에게 눈멀었습니다 
       혼마저 빼앗긴 듯 백지 같은 머리 들어 
       무감각하게 시선만 던져도 
       내 머리 속은 어느덧 당신으로 
       가득 차버립니다 
       바람과 힘 겨루다 옆으로 밀리기도 하고 
       땅으로 추락하여 내동댕이쳐지는 당신이지만 
       지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대드는 
       그 모습 또한 너무 투명하여 
       잡념을 무색케 합니다 
       오, 어쩌면 좋아 
       나의 혼은 
       벌써 뛰어들어 온몸으로 당신을 느끼고 있습니다 
       임의 소리, 임의 체온 
       도저히 거역할 수 없음 입니다 
       당신을 만난 반가움으로 만든 
       한 잔의 커피가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넋 잃고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