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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시

어미 그 이름 3 / 손 월빈

by "조우" 2013. 3. 9.


        어미 그 이름 3 / 손 월빈
      
       
      한손에 삼십 센티 자 한 자루 바톤처럼 꼭 쥔 채
       한 어미가 힘차게 아침 공기를 가르고 달린다.
       세 아이의 엄마인 나는 
       언제 저런 정성 한 번 보여줬던가? 
       더듬거리던 기억은 새까만 숯덩이로 가슴에 새겨지고
       이른 아침마다 안겨주던 눈물밥만 어른거린다. 
       가슴 저리게 사랑한다, 얘들아!
       너희들에게 배당된 어미는
       안주할 줄 모르는 전투기의 속성을 지닌 탓에
       자꾸 엔진에 연료를 보충하지 않는다면 
       한 순간의 추락을 견뎌낼 수 없을 거야. 
       한마디로 출신부터 용량미달이었단 얘기지. 
       하지만
       가슴 저리게 사랑한다, 얘들아!
       지금까지 한 번도 넘쳐볼 수 없었던 
       모자란 어미의 삶에 합류해 쉬지 못하고 달리면서도
       항상 소풍 나온 요정처럼 해맑게 웃는구나
       그 무한한 희망이 영그는 날 
       이 어미도 한번쯤 넘쳐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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