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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문학,시

어미 그 이름 2 / 손 월빈

by "조우" 2013. 3. 9.




       어미 그 이름 2 / 손 월빈        
       
       엄마는 보호자가 없습니다 
       아파도 무슨 고집인지 쌀바가지를 손에 꼭 쥡니다 
       엄마가 아프다고 전화해도 
       아빠는 어찌된 일인지 새벽에야 옵니다 
       그래서 엄마는 불안함에 멀쩡했던 가슴까지 아픕니다 
       엄마는 보호자가 없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모두들 
       엄마가 나았을 거라 행동합니다 
       “나 아파.” 하며 상기라도 시킬라치면 
       “나도 그래.” 하는 더 큰 확인으로 되돌아옵니다 
       아빠의 그 한마디가 그만, 
       엄마의 아플 권리도 박탈해버립니다 
       엄마의 보호자는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엄마가 아프면 
       이틀만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혼자일 수 없는 
       엄마라는 이름이 곳곳에서 아프게 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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