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 /김광련
그리워한다는 것은
피가 거꾸로 쏠리는 일이다
언제부턴가
그대에게 가는 길이
미로처럼 보이질 않아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히고
억장이 무너져 혈이 통하지 않는다
잘근잘근 씹다 뱉은 껌처럼 굳어만 간다
한없는 나락에 빠진 육신은 이승 아닌 저승
그 언제쯤이면
이리저리 나부끼는 나뭇잎처럼
바람 앞에 당당할 수 있을까
여린 살갗을 파고드는 갈바람 속에
산도적 같은 그대 살 내음이 묻어난다
산도적 같은 그대 땀내가 흥건하다
전동기를 달은 수도관처럼
막막한 가슴을 뚫을 이는 오직 그대뿐
산도적은 알기나 할까
매일 한 움큼씩 각혈하는
창백한 낮 달의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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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아
詩/여산 김광련
사랑하는 사람아
행여 그대 먼저 먼 길 떠나가면
난 뒤돌아 보지 않을 것이며
값싼 슬픔에 빠져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을 거요
사랑하는 사람아
혹시라도 구구절절하게
그대 이름 부를 거라 생각조차 마오
난 갸느린 눈길도 주지 않을 것이며
목멘 그 소리도 듣지 않을 거요
사랑하는 사람아
사무치게 그리웠던 그 모습
살갑던 그 이름도 지울 것이며
수많던 우리 추억도 떠나보낼 것이며
먼저 가는 그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요
사랑하는 사람아
그 어떤 부탁도 하지 마요
난 아무 소리도 듣지 않을 거요
그대 없으면 난 귀 머리가 될 것이며
눈뜬장님이 될 것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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