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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라 시인/이희라 ·시

[스크랩] [시] 노란 깃발 / 이희라

by "조우" 2014. 1. 11.

 

 

 

 

 

 

 

 

 

노란 깃발 / 이희라

 

 

 

 

수은주가 영하로 곤두박질치자

다용도실 양파는 영하 20도에서 냉동되었다

황갈색 커튼을 열고 노크하니

안으로 웅크리고 얼어붙은 몸

혼수상태에 빠져 기척이 없다

 

돌덩이 몸을 안아준다

차디찬 가슴에 딱딱한 통증

체온이 전해지자 짓무르기 시작한다

얼마나 욕심을 더 버려야 하나

겹겹이 숨어 있던 잘못과 오만

버려야 할 삶의 꺼풀들이다

 

한 겹 한 겹 흰 붕대를 풀어내

어느덧 중심에 이르니

아직 맥박이 뛰고 있는 샛노란 싹

하나하나 전선戰線을 내주면서도

이 악물고 끝까지 지켜낸 온기

 

노란 깃발이 더 뜨겁다.

 

 

 

 

      -제6회 경희해외동포문학상 시부문 최우수상-

 

 

 

 

                             


출처 : 꿈꾸는 정원에서
글쓴이 : 희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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